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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명호 전회장, "자율주행 기술 개발, 민간이 주도하는 게 바람직"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01-23 조회수 729
Link URL http://www.gyotongn.com/news/articleView.html?idxno=309155

 

자율주행 기술 개발, 민간이 주도하는 게 바람직


선우명호 한국자동차공학회 전회장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가 지난 17일 서울캠퍼스 정몽구미래자동차연구센터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선진국과 비교해 B플러스 점수를 줄 만하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85점에 해당한다.”

 

국내 자율주행 기술 수준에 대해 선우명호(66)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많은 발전이 이뤄졌음에도 해당 분야 기술 선진국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선우 교수는 “일률적 적용이 쉽지 않지만, 시장에선 현재 국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2.5에서 레벨 3 사이로 보고 있다”고 했다.

 

선우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 분야 세계적 권위자다. 한국자동차공학회장(2009년), 세계전기자동차협회장(2013~15년), 정부 스마트자동차 추진단장(2014~16년), 대통령 국가과학기술 자문위원회 자문위원(2014~17년), 과학기술전략회의 자율주행자동차 사업기획단장(2016~17년) 등을 역임했다. 자동차 미래 기술 관련 국제논문 208편과 국내논문 204편을 냈고, 국제특허 17건을 포함해 80건에 이르는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물론 부품시스템을 아우르는 연구결과는 지난 2008년과 2014년 ‘국가 연구개발 우수 100선’에 각각 선정됐다.

 


“핵심 센서와 데이터 축적 역량 아직 부족”

 

선우 교수의 판단 근거는 자율주행 ‘핵심 센서’ 확보 여부에 있다. 카메라,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이 핵심 센서에 해당한다. 선우 교수는 일부를 제외하고 아직 우리 것이라고 할 만한 게 없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 업체 광학기술은 세계적이다. 국산 카메라는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다. 그런데 우리가 강한 카메라는 순간을 포착하는 ‘스틸 카메라’다. 반면 자율주행에 쓰이는 카메라는 고속으로 달리고 있는 차량을 정확히 인지하고 분석해야 한다. 한국은 아직 관련 기술력이 많이 부족하다. 자율주행 기술에 들어가는 핵심 센서는 대부분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됐다. 때문에 군수산업이 발달한 미국,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이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그나마 뒤처지지 않고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다행으로 여겨진다. 선우 교수도 각종 자율주행 하드웨어 국내 기술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내 기업이 글로벌 협력에 나설 수 있게 된 것도 하드웨어 기반이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소프트웨어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율주행은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이다. 다양한 상황에 대한 방대한 정보(데이터)가 축적돼야만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선우 교수는 아직 국내에서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하드웨어만 강해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이뤄지려면 도로, 날씨, 주야간은 물론 실제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가 수없이 반복돼야 한다. 이를 통해 복잡하고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돼야 더욱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노력이 부족하다. 국내에서 시험주행 중인 자율주행자동차는 80여대가 전부다. 반면 중국은 ‘바이두’ 한 기업이 2000대를 운영하고 있고, 구글 자회사 ‘웨이모’는 3000대 정도를 운행한다. 당연히 쌓이는 정보량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법적 제약도 걸림돌이다. 실제 도로에서 다양한 상황을 놓고 반복적으로 테스트해야하는데, 법제도는 물론 돈까지 여러모로 국내 여건은 열악하다. 선우 교수는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한양대 정몽구미래자동차연구센터 전경


“현대차가 사실상 국내 유일 기술 선도”

 

선우 교수 판단으로는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앞서가고 있고, 글로벌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연히 현대차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학교나 연구기관이 한 발 앞선 연구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선우 교수도 한양대가 현대차와 협력해 미래차를 연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선우 교수가 이끄는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소(ACE Lab)는 이밖에 르노와 발레오 같은 글로벌 기업과도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시험 차량에 자체 개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적용했고, 2017년 12월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km 자율주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실 국내 기업 중에 현대차 만큼 자율주행 자료를 축적해 갖고 있는 곳이 없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자율주행 연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 심지어 농기계를 이용한 자율주행 연구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자동차 기업만큼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뭐라 해도 현재로썬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자동차 기업이 중심이 되는 게 맞다.”

 

“연구개발 인프라 절대 부족해 문제”

 

한국이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지만 세계 일류 수준이 되기에는 한계도 많다. 선우 교수 또한 이 점을 우려했다. 우선 꼽은 것이 연구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이 사실상 현대차 한 곳 뿐이라는 점. 능력 갖춘 기업이 여러 곳 있으면 그만큼 협력할 연구조직도 많아지고, 연구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GM은 카네기멜론대학, 포드는 미시간대학과 각각 자율주행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벤츠와 아우디 또한 각각 협력 대학과 연구조직을 두고 있다. 반면 한국은 글로벌 수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기업이 현대차뿐이다. 이런 까닭에 적지 않은 학교나 연구조직이 의지가 있어도 업계와 협력해 연구개발에 나서기 힘들다.”

 

핵심 센서를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센서 개발이 국내 자율기술 연구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해외 기업에 의존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분야 기술이 갈수록 글로벌 수준보다 뒤떨어질 수 있음을 우려할 수 있는 이유다.

 

 

한양대 정몽구미래자동차연구센터에 세워져 있는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


“정부 역할 최소화시키고 민간에 맡겨야”

 

무엇보다 선우 교수는 정부 주도로 자율주행 기술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현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대신 정부 역할을 최소화시키고, 업계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선우 교수 생각이다. 정부 역할은 민간의 연구개발을 배후 지원하는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과 학계·연구계 등 민간 부문이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해 연구개발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정부 역할은 지금보다 더욱 축소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미국에서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이 개발될 때 이를 주도한 사람이 업계 관계자였다. 그런데 우리는 대개 관료가 맡는다. 정부 역할이 최소화돼야 기술개발과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정부 연구개발 예산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내놨다. 예산을 집중시켜 국가 중심 연구개발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자칫 민간이 위축될 수 있어서다. 선우 교수는 “미국국립보건원(NIH) 사례처럼 10년에서 20년 가까이 장시간 이뤄지는 연구조사나 이를 통한 빅데이터 축적은 정부가 주도하고, 나머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이원화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 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부재도 시급한 해결 과제다. 현재 자율주행차와 연관된 정부 관련 부처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등이 있다. 이들 부처 간에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구심점이 현재는 없는 상황. 관련 정책을 개별 부처가 각각 관리하다보니 혼선이 잦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선우 교수는 이들 부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임 정부에서 자율주행차 사업기획단장을 맡으면서 효율적이면서 유기적인 정책 추진이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국토부는 인프라 구축·관리, 산업부는 자동차, 과기정통부는 통신과 콘텐츠·서비스 등을 각각 맡기고 총리실이나 다른 새로운 조직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한다.”

 

 


“2030년 이후 상용화 … 미래 사회 바꿔”

 

전 세계적으로 테스트 도중 자율주행차 사고가 발생하면서 ‘상용화’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선우 교수는 개발 단계에서 야기되는 문제로 자율주행 기술에 부정적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에 대해 지속적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동차 사고로 전 세계에서 매년 130만명이 사망하고 5000만명이 다치고 있다. 사고 원인 90% 이상이 인간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자율주행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보다 똑똑한 자동차를 만들어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본격적인 상용화에 앞서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

 

선우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시점을 2030년 이후로 봤다. 정부와 업계가 계획하는 2025년 보다 최소 5년이 뒤처진다. 선우 교수는 이유를 가격 문제에서 제시했다.

 

“누구든 몇 억원을 주고라도 자율주행차를 살 수 있다면, 2025년 상용화는 가능하다. 그만큼 기술 발전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 수용 가능성이다. 몰고 다니는 차를 몇 억원 주고 살 사람은 많지 않다. 가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상용화가 쉽지는 않다.”

 

선우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이 미래 국가 산업과 사회 전반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개 자동차 산업만의 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선우 교수 말대로라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국가 발전 척도를 가늠 짓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자율주행 기술이다.

 

“혹자는 반도체와 컴퓨터가 인류 문명을 가장 크게 변모시켰다고 평가하지만, 사실 가장 큰 인류 문명 진보는 자동차로 대변되는 운송수단 발전에서 비롯됐다. 고작 130여년 역사를 가진 자동차는 이제 전 세계 9억대가 굴러다닐 만큼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자율주행은 이런 자동차 산업을 완전히 바꿔놓을 기술이다. 연관 산업과 기술도 단순히 자동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자·전기는 물론 소프트웨어, 통신, 서비스, 보험 등까지 국가 사회 기반 전체에 변화를 줄 것이다.”

 

- 출처 :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 2020.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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