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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충식 교수, 환경·에너지 안보·기술·경제성 고려시 내연기관차 퇴출 ‘비현실적’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12-29 조회수 303
Link URL http://www.gn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083

 

환경·에너지 안보·기술·경제성 고려시 내연기관차 퇴출 ‘비현실적’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KAIST 공과대학장)

 


 

[이슈 인터뷰 : 배충식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성급한 포기, 미래 생존 어렵고 내수 자동차 시장도 내주게 될 것

전기차 보급 확대 글로벌 트랜드 아니야, 중국은 사실상 석탄 자동차

전 생애주기 감안시 전기·수소차 배기가스 무배출 평가 공정하지 못해

세계 시장 주도 일본·독일·미국 등은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오히려 경계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오는 2035년 즈음 내연기관차 퇴출을 제안했다. ‘2030년 탄소제로섬(Carbon Free Island)계획’을 발표한 제주도는 2030년 이후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 중단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등을 중심으로 전기·수소차 같은 그린 모빌리티로의 전환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 자동차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공학회 대외협력 부회장을 맡고 있는 카이스트(KAIST) 배충식 기계공학과 교수는 ‘친환경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자동차 산업의 구조 개편 과정은 균형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의 퇴출’이라는 선언은 ‘과격하다’고 진단하고 ‘너무 성급하게 불확실한 미래를 단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을 주도중인 중국이나 북유럽 등 몇몇 국가들은 정부의 정책적 선택 영향이 크고 자동차 산업 강국인 일본과 독일, 미국은 내연기관의 청정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익 구조의 위협을 우려하고 있고 특히 자동차 협력 산업의 심각한 타격을 우려했다. 정부의 내연기관차 퇴출 선언은 관련 학문 연구자들의 이탈과 기술개발 투자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안해 서면으로 이뤄진 배충식 교수와의 일문 일답을 2회에 걸쳐 연재, 소개한다.

 

▲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내연기관자동차의 사실상 퇴출을 주문했다. 빠르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 제한을 정부에 제안했는데 어떻게 바라보는지.

 

- 국가 기후를 걱정하는 뜻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다만 내연기관자동차 퇴출처럼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거나 결정하려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조치들의 효과를 먼저 지켜보고 평가할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시책들이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으로 이어지는지를 먼저 평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역할로 보인다. 이제 보급 초기 단계이니 전기차 도입과 수소 기술 개발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실제로 저감되는 정도는 앞으로 수년은 지나야 제대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퇴출’이라는 과격한 선언 보다 내연기관이 환경친화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개선될 수 있는지 지켜볼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너무나 이른 시기에 불확실한 미래를 단언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정 기술이 무한히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혁신할 수 있는 여지를 강제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 전문성 있는 과학적인 분석과 평가, 시장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기계 공학 전문가 입장에서 친환경성, 에너지 안보, 기술성, 경제성을 고려할 때 2030년 즈음에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하겠다는 정책은 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 준중형 이하의 저가 차량 판매량이 매우 큰데 이런 차량을 전기 동력차로 대체하려면 매우 높은 수준의 원가 절감 또는 보조금 확대가 필요한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다. 산업과 경제에 부담이 되는 급격하고 인위적인 변화 시도는 본래의 목적인 탈탄소 달성과 진정한 친환경자동차 보급에도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균형과 속도 조절이 중요하다. 이상적인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 시기는 앞당길수록 좋지만 가깝게는 2050년으로 잡고 있는 탄소제로 시기가 예측 기관에 따라서 작게는 50년 크게는 100년 이상까지 차이가 있을 정도로 미래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목표는 담대하게 세우되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유연한 달성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현명하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산업은 어떤 기술을 배척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되는 기준을 만족할 기술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발달해 왔다. 보다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만들고 충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앞으로도 내연기관 기술의 혁신은 지속될 것이고 전동화 기술과 접합한 친환경 신기술로의 발전, 청정 연료를 활용한 탄소저감형·탈탄소 내연기관 개발, 이산화탄소-탄화수소 연료의 재활용 사이클 생태계 구축처럼 환경과 친화하려는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는데 이런 가능성을 말살하는 비과학적 단죄는 불합리한 선언이 될 수 있다.

 

▲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선언이 자동차 업계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은 자동차 시장 수익 구조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에서 전기차를 제작, 판매하는 것은 완성차 업체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동차 시장은 정부의 신에너지 자동차 정책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아 움직이고 있다. 동급 차량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아진 전기차 단가로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는 축소될 것이고 정부 보조가 중단되면 취득과 유지 관리 비용이 소비자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연비 효율을 포함해 환경 성능 개선을 위해 신기술을 도입하는 내연기관차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저렴한 기술로 성능을 낮춘 차량들이 내연기관차의 마지막 시장을 차지할 것이다. 실제로 국가 차원의 내연기관차 퇴출 선언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기술 투자를 줄이고 있다. 신기술은 지양하고 생산 단가를 줄이며 마진을 늘리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자동차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업종 변경으로 큰 비용 지출을 감수하거나 도산에 내몰리게 될 것이고 전기차 산업에서 필요한 배터리 같은 주요 부품은 대규모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 중심으로 공급되면서 수많은 중소 자동차 협력 산업은 붕괴될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향후 내연기관차와 전기동력차가 가진 기술의 실효성과 시장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 이후 이들 차량의 실질적 점유 비중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성급하게 내연기관을 포기하고 연구개발에 게을리 한다면 2030년 이후의 미래 시장에서의 생존은 어려울 것이며 해외 시장은 물론이고 내수 시장도 외국 업체에 내줘야 할지 모른다. 부품업계와 자동차 제작사의 수익성 악화는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오고 이는 장기적으로 전기차나 수소차의 시장 형성과 기술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에너지 전환의 정확한 평가와 융통성 있는 속도 조절이 더욱 중요하다.

 

▲ IEA에 따르면 지난 해 세계 전기차 중 절반이 중국에서 판매됐다.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확대 보급중이다. 어떤 신호로 해석하면 되겠는지.

 

- 머지 않아 전기차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중국과 북유럽,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례가 글로벌 트랜드인 것 처럼 인용된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을 보다 균형적으로 바라보려면 몇몇 국가나 도시가 아닌 전 세계의 동향으로 평가해야 한다. 중국은 자국 내 내연기관 기술 경쟁력이 떨어져 자동차 선진국들을 따라 잡을 수 없는 처지이고 상대적으로 기술 개발 접근이 용이하고 쉽게 내수 창출도 가능한 전기차 산업에 투자한 사례이다.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높아 중국전기차는 석탄자동차라고 할 정도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온실가스 증가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중국이 전기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배경은 환경 보호 보다 자국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경쟁력을 우선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중국도 지난 해 국가 보조금을 줄이자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탄소배출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도입이 온실가스 저감에 매우 효과적인 경우에 해당된다.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대부분의 전력생산이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이뤄지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효용성이 극대화될 수 있어 자국의 에너지 안보와 환경에 맞춘 선택으로 평가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강화된 SULEV 배출 규제를 도입하고 전기차 같은 환경 기술의 급진적인 변화를 장려하는 등 과거부터 다른 주에 비해 높은 자동차 환경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면 전기차 판매량은 현재 2% 이내에 머무르고 있다. 심지어 지난 해에는 대표적인 전기차 생산 기업들이 정부의 보조금 지급 기준 판매량을 넘어서면서 보조금이 감소했고 판매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그런데 세계 모든 국가가 북유럽처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중국처럼 자국내 막대한 수요를 바탕으로 전기차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만한 시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과 독일, 미국의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은 오히려 내연기관차의 판매 중단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독일은 내연기관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중이고 하이브리드, 청정연료 적용 등과 같은 저공해 기술을 접목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알고 있다.

 

▲ 전기차나 수소차가 그린모빌리티로 평가받는 배경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전기차나 수소차 배기구에서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차량단위에서 유해배기물을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친환경차라고 단정할 수 없다. 연료나 전기의 생산부터 보급, 차량의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을 종합 평가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발전을 배제하려는 상황에서 전기차나 수소차가 배기가스 무배출로 평가받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보다 합리적인 친환경성 평가 방법으로 연료 생산, 공급과 더불어 자동차 생산, 공급, 주행·폐기, 재활용까지를 모두 고려한 것이 전 생애주기(LCA, Life Cycle Assessment) 평가를 도입하는 추세이다. 전생애주기 평가에는 국가별 전기 발전 믹스도 포함돼야 한다. 대부분의 전생애주기 평가 결과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소차의 경우 수소 생산 방법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 기술로는 수소 생산 기술이 온실가스 저감에 큰 이점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무공해차량 정의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했듯 내연기관 기술의 혁신, 전동화 기술과 접합한 친환경 신기술로의 발전, 청정 연료를 활용한 탄소저감형·탈탄소 내연기관, 이산화탄소-탄화수소 연료의 재활용 사이클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해 내연기관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전기차, 수소차와 함께 혁신적인 형태의 내연기관도 미래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출처 : 지앤이타임즈 /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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